삼성이 하면 다르다. 나쁜 짓도 덮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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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하면 다르다. 나쁜 짓도 덮어진다?
  • 이 균 기자
  • 승인 2010.03.1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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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회원들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많은 관심은 끌지 못한다. 싸움의 대상이 삼성이기 때문이다. 반올림의 활동을 크게 보도하는 언론은 흔치 않다. 삼성의 금력 때문이다. <위클리와이>는 수원시민을 비롯해 경기도민이 ‘삼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올림’의 투쟁을 지상 중계한다.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백혈병 발생하는 근본원인 규명해야
정부, 언론 등이 제몫 못하는 이유는 바로 삼성 ‘돈의 힘’
반도체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활동 보도통제
◆삼성이 외면하는 고 황유미 추모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고 황유미 씨는 2007년 3월 6일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회원들은 이맘때쯤이면 추모제를 연다.

올해도 영락없이 행사가 있었다. 지난 3월2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열렸다. 벌써 3주기다. 금속노조와 ‘반올림’은 이 기간을 '반도체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주간'으로 선포했다.

마지막 날인 지난 5일은 한국과 중국·대만·미국 등에서 온 IT산업 노동자와 시민운동가들은 희귀병에 걸린 노동자들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정부 당국과 삼성을 규탄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대책위 이종란 노무사는 이날 행사에서 "추모주간 중에도 언론은 삼성에 대한 홍보성 기사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며 ”우리들의 소식은 찾을 수 없었다"며 분노를 폭발했다. 모두가 삼성이 언론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존재하는 근로복지공단 등 정부 당국이 오히려 '삼성의 산업재해 소식이 알려지면 국가 경제가 거덜 난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사고를 가지고 있다"며 "이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이 같은 산업재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고 황유미 씨의 부친 황상기 씨는 "투병 당시 삼성 관계자들이 찾아와 백지 사직서를 내밀며 서명하면 병원비 400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응했지만 그들은 이후에 말을 바꿔 회사에서 줄 수 있는 돈이 500만 원 밖에 없다고 하더라"며 "1000만 원짜리 와인을 마신다는 이건희가 노동자에게 쓸 돈은 없나 보다"고 말했다.
◆언론도 고개 돌린 반도체 피해자 뉴스
삼성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가족들에게는 또 다른 아픔이 있다. 언론으로부터 외면 당 한 사연이다.

삼성에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민웅 씨 아내 정애정 씨는 "숨진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언론에 등장하지 않았고, 'PD수첩'과 '그것이 알고 싶다'가 찾아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유품을 꺼내 취재에 응했지만 또 속았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최근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대전MBC <시사플러스>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노동자의 백혈병 집단 발병 사건을 다룬 프로그램을 제작하다가 중단했다.

‘반올림' 은 신문과 방송사에서 숱한 기자와 PD들이 취재를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나 짤막한 단신보도가 전부였다. 힘 있는 시사 프로그램 등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대전 MBC <시사플러스>의 경우는 제작이 80퍼센트까지 이뤄진 상태에서 사측의 중단 지시로 프로그램이 무산되기도 했다.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한 PD는 "작업 환경 역학조사와 정확한 숫자, 통계 등이 필요한데 환경부나 노동부에서도 전혀 협조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언론은 물론 정부까지 삼성의 눈치를 보고 있는 셈이다. 진실을 밝혀야 할 이들이 진상규명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진실을 밝히는 한권의 책-<삼성반도체와 백혈병>

삼성반도체와 백혈병의 연관성에 대해 알려면 이 한권의 책을 권한다.

<삼성반도체와 백혈병>(도서출판 삶이 보이는 창)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 5명의 이야기를 통해 노동자 건강권이 짓밟히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반도체산업 작업 현장의 위험성을 고발하고 나아가 전체 ‘노동자 건강권’에 대해 짚고 있다.

저자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며 "숨겨진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고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삼성반도체와 노동부,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지금이라도 진실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자신들의 죄를 고백할 것을 촉구했다. 그것만이 더 커다란 죄악을 짓지 않는 일임을 강조했다.

저자소개
"삼성반도체와 백혈병" 저자 박일환은 1961년에 태어났으며 1997년에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했다. 시집으로『푸른 삼각뿔』『끊어진 현』이 있으며, ‘한국작가회의’와 ‘리얼리스트 100’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문학과 현실, 창작과 실천이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삼성반도체와 백혈병』을 집필했다.
공동저자 반올림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단체로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노동자들을 돕기 위한 대책위 활동을 대중적으로 확산하고자 2007년에 만들어졌다. 현재 모든 반도체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인권을 지키기 위한 온ㆍ오프라인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samsunglabor

 / 위클리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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