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논란은 피하고 ‘말랑말랑한 뉴스’는 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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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논란은 피하고 ‘말랑말랑한 뉴스’는 띄우고?
  • 김광충 기자
  • 승인 2008.10.1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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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을 정취’ 첫 소식, KBS 또 ‘말랑말랑한 뉴스’ 앞세워

11일 KBS는 ‘가을 정취’와 날씨를 첫 꼭지와 두 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또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과 야구 소식까지 전하는 등 타 방송사 뉴스에 비해 연성보도가 도드라졌다. 이날 북한은 ‘와병설’이 나돌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했으며, 미국은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를 예고했다. 또 미국발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G7 경제장관 회의가 열리는 등 중요한 소식들이 많았다.
한편, MBC와 SBS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 공개를 첫 꼭지로 다뤘으며, KBS가 첫 번째로 전한 ‘가을정취’는 여덟 번째 꼭지에서 전했다. 두 방송사 모두 축구와 야구 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KBS는 ‘가을 정취’를 첫 뉴스로 전했다. <가을 정취 ‘물씬’...곳곳에 축제>는 “이번 한 주일 경제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좀 풀어주려는 걸까요? 주말 가을 하늘이 눈이 부시게 청명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됐다. 보도는 “가을 햇살에 은빛으로 옷을 갈아입은 억새, 가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려준다”, “고궁 앞뜰에선 독서의 계절을 알리는 책 축제가 열렸다”, “말등에 올라타고, 투석기도 쏴보고, 아이들에게 오늘은 1500년 전 늠름했던 고구려 전사의 무용담에 시간가는줄 모르는 하루”라고 전했다.
두 번째 꼭지 <중부 산간 0도>는 12일 날씨가 추워질 것이라는 일기예보였다. 보도는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가을빛이 더욱 짙어진 거리, 긴 머플러로 목을 감싸고 두툼한 옷을 챙겨 입은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오늘 아침 대관령이 1.5도까지 떨어지는 등 내륙지방의 기온은 대부분 10도 아래로 내려갔고 서울도 10.9도를 기록”했다며, “일요일인 내일 아침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설악산이 0도, 대관령 1도, 철원 3도, 서울은 9도까지 내려가겠다”고 예상했다.
또한, KBS는 아홉 번째 꼭지와 열 번째 꼭지로 스포츠 소식을 전했다. <3:0>은 한국 축구대표대표팀과 우즈베키스탄이 겨룬 평가전을 단신으로 전했으며, <3연승..PO진출>은 삼성과 롯데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전 경기 결과를 다뤘다.

반면, MBC와 SBS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 공개를 첫 꼭지로 보도했다.
KBS가 첫 번째 꼭지로 다룬 ‘가을정취’는 두 방송사 모두 8번째 꼭지에서 다뤘다. 두 방송사 모두 스포츠 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2. 심층보도 없는 국감 관련 보도

국정감사를 시작하고 첫 주말을 맞았다. 이번 국감은 시작부터 한나라당이 국민의 정부·참여정부의 실정을 파헤치겠다고 나서 ‘정쟁국감’으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피감기관들이 제대로 자료공개를 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국감의 문제점을 제대로 분석하고 평가한 보도는 부족했다. 오히려 방송사들은 국감장에서 오간 의원들의 고성과 말싸움 행태 등 공방을 전하는데 그쳤다.
KBS는 11일에는 ‘여성 의원들의 활약’에 초점을 맞춘 보도를, 12일에는 국감 일주일을 평가하며 ‘전략 재정비’에 나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목소리를 전했지만 분석은 부족했다. 11일 보도의 경우는 국정감사의 핵심을 피하는 또 다른 ‘연성화 보도’ 경향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MBC는 11일에도 고성과 막말이 오간 국회의 모습을 보도하는데 그쳤다.

KBS는 11일과 12일 각각 한 꼭지 씩 국정감사 관련 보도를 했다.
11일 <‘여성’ 맹활약>은 이번 국감에서 활약한 여성의원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남성 의원이나 피감기관장에게 언성을 높이는 여성의원의 모습까지 ‘활약’이라고 소개한 것은 억지스러웠다. 또 국정감사의 내용을 놓고 의원들의 활동을 평가하지 않고 ‘여성 의원들이 남성 의원들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식의 접근은 국정감사의 민감한 현안을 피하는 또 다른 ‘연성화 경향’이 아닌지 우려된다.
보도는 “지난 7일 국감장에서 회의진행을 놓고 남녀 의원 사이에 ‘기싸움’이 벌어졌다”며 문방위 국감장에서 나경원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과 언성을 높이는 모습과 민주당 김유정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뉴타운 사업을 놓고 언성을 높였던 모습을 보도했다. 이어 “집요하게 파고들어 피감기관을 바짝 몰아세우기도 한다”며 이메일 압수수색을 벌이고도 통보하지 않는 검찰 수사관행의 문제점을 짚은 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소개했다. 또 “여성 특유의 차분한 말솜씨가 오히려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며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을 소개했다.

12일 <국감전략 ‘재정비’>에서는 국민들이 국감에 비판적이라며 그 이유와 함께 여야가 국감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예산 낭비와 공직 비리를 폭로하는 자료 발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국감장 곳곳마다 여야의 대결상이 부각되면서 국민들의 평가는 낮아졌다”며 그 이유가 “국정을 파헤친다는 국감 본연의 임무는 의원들의 분노에 찬 고성 속에 묻혔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점으로 “피감기관의 불성실한 답변과 자료제출, 의원에 대한 폭언”을 지적했으나 구체적으로 분석하지 않은 채 국감전략 재정비에 나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목소리를 전하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MBC는 11일 <고함·막말 여전>에서 또 다시 국감장에서 오간 여야의원들의 고성과 말싸움, 추태를 전달하는데 그쳤다. 앵커는 “의원들과 피감기관 관계자들의 모습이 천태만상”이라며 “국감 질의와 답변을 유형별로 정리”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일단 소리부터 지르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식”이라며 문방위 한나라당 고흥길 위원장과 민주당 서갑원 의원의 고성을 전했다. 이어 “증인으로 불러다 놓고, 서울 법대 출신이 산수도 못하냐는 식”, “증인의 경력과 업무 등 기본적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파악 못하고 엉뚱하게 몰아붙이다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로 각각 민주당 조경태 의원과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의 모습을 보도했다.
보도는 “이러다 보니 증인들이 국정감사를 별 무서워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마디도 지지 않고 또박또박 맞서 싸우는 증인들도 꽤 많아졌다”며 “의원들은 행정부가 국회를 무시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고, 증인들은 의원들의 자질을 좀 생각해보라며 고개를 내젓고 있다. 어느 경우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13일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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