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문화부가 지난 1월 초 각 부처에 보낸 ‘생활공감 정책방송프로그램 협찬 협조’ 공문을 공개했다. 공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문화부가 KBS의 방송편성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하면서 정부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려 했음을 알 수 있다.
문화부가 구상한 프로그램은 “국민이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연예인·전문가·정부 관계자들이 실현가능성을 검증, 정책에 신속히 반영하는 방식”으로 <아이디어 왕! 세상을 바꾼다>라는 가제까지 붙어있다. 이 뿐 아니다. 문화부는 이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편성시기, 방송시간대와 기간, 제작비까지 적시했다.
KBS의 1시간짜리 주간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해 6개월(24주) 간 방송하며, 제작비는 문화부가 기획·연출료를 지원하고 소관 정책이 방송되는 부처가 편당 촬영·출연료를 분담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문화부는 국민들이 내놓는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방송타당성을 직접 검토하고, 제작단계에서도 ‘조율 및 스크린’을 할 계획이라고 명시했다. 방송 내용을 ‘심의’, ‘통제’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정부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비를 지원하면 그에 따라 프로그램을 제작해주는 곳이 공영방송인가? 문화부의 공문은 KBS를 ‘정권홍보방송’으로 여기지 않는 한 나올 수 없는 발상으로, 공영방송을 바라보는 이명박 정권의 천박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중략>
이렇게 국민 여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제 말만 하고 있는 정부가 공영방송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니 한 편의 코미디다. 공영방송의 편성권을 침해하면서 ‘정책 홍보 버라이어티’를 만들지 않으면 국민 의견을 들을 방법이 없단 말인가? 게다가 이런 프로그램마저 사전에 ‘심의’, ‘통제’할 생각이었다 하니 말 그대로 ‘쇼’를 하겠다는 것이다. <중략>
제발 방송장악, 여론통제에 쏟는 힘의 100분의 1만이라도 절박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데 써보라. 그리고 공영방송에서 정권 홍보 ‘쇼’를 벌여보겠다는 천박한 발상을 버리고 서민 경제를 살리는 일에 매진하라.
덧붙여 KBS와 KBS 구성원들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다.
문화부는 문제의 ‘정책 홍보 버라이어티 쇼’를 봄 개편을 통해 편성하고 6개월간 24회 방송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과연 문화부가 KBS와 어떤 교감도 없이 이런 계획을 세운 것인지 의문이 든다. <생략> / 20일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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