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지사 민생니즈(needs)행정 체험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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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지사 민생니즈(needs)행정 체험기 #2
  • 김광충 기자
  • 승인 2009.04.2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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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 한센촌 무허가 염색공단에서

포천 신북면 신평3리 장자마을 한센촌 마을회관 앞에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 있었다. 82세대 가운데 절반 이상 나온 것 같다.
프래카드도 한 장 붙어 있었다. “김문수도지사님! 감사합니다.”
찾아온 도지사가 처음이란다.

그 동안 환경청의 “임진강유역 배출시설제한고시” 때문에 공장 자체가 허가가 나지 않아, 무허가공장으로 계속 정부의 단속만 있었지, 따뜻한 말 한마디조차 들어 보지 못했던 분들이다.

전과가 한두 개가 아니란다. 염색공장 자체를 할 수 없는 곳에서, 무허가 공장을 하다 보니, 걸면 다 걸린다. 42개의 염색공장이 있지만, 모두 다 무허가공장이다.
이만의 환경부장관님께 말씀 드려서, 장관님이 직접 방문을 한 다음에 “임진강유역 배출시설설치제한고시”개정안을 입법중이다.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물량배정”은 이미 마친 상태다. 그야말로 한센촌 염색공단에는 천지개벽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한센병으로 뒤틀어진 얼굴과 구부러진 손, 눈썹이 없어진 윤곽 때문에 사진을 찍기 싫어하는 분들이시지만, 오늘만은 나와 거리낌 없이 사진을 찍었다.
마을회관 2층에 의자를 다 꺼내 놓아도 부족해서, 아기를 업고 서있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여러분의 간절한 기도는 하느님께서 다 들어 주실 것입니다.”

내가 이야기 하는 동안에 포대기에 아기를 업고 있던 아주머니는 눈이 빨개져서 계속 눈물을 닦고 있었다.
이분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무엇으로 다 풀 수 있을까마는, 나는 이분들에게 무엇이라도 다해 드리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라도 다 들어 드리고 싶다.
자살률이 유독 높은 포천에서 자살하지 않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 이들에게 무엇이라도 해 드리는 것이 공직자로서 나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마을회관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나니, 시간이 좀 늦었다. 9시 40분이 되어서, 삼성실업에 도착했다. 황토염색과 쑥염색 등 자연염색을 주로 하는데, 최근 이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잘 견디고 있었다.

한국인이 11명, 나이제리아인 6명, 이집트인 3명, 중국인 4명, 몽골인 1명으로 그야말로 “유엔”총회장이었다. 이들은 모두 너무 착했다. 덩치가 커서, 무거운 면직염색에 적합했다.
나는 한일도루코 공장에서 보일러공을 5년 이상 했기 때문에 염색은 비교적 익숙하다. 그러나 직접 염색을 했다기 보다는 나는 주로 보일러만 했다.

오늘 삼성실업에서 몇 시간 염색해 보니, 염색시설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그래도 염색은 염색이었다. 우선 천과 물과 열, 그리고 염료를 다루다 보니, 먼지가 많이 나고, 장화를 신어도 무좀이 걸린다거나,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물 먹은 무거운 천을 다루다 보니, 어깨통이나 허리통증이 많이 온다.

우리나라 젊은이 들이 하지 않는 그야말로 대표적인 3D업종이다.
외국인은 제한이 있어서, 불법적으로라도 외국인노동자들을 쓰지 않으면, 문 닫을 수 밖에 없다. 부디 외국인노동자들이라도 좀 쓰게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시설자금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경기신용보증재단에 즉시 연락해서 선처를 하도록 조치했다. 시설개선자금이라도 좀 나온다면, 시설개선을 통해, 폐수도 더 깨끗하게 내 보낼 수 있고, 작업환경도 더 개선할 수 있을 것 같다.

택시운전하는 것 보다, 육체적으로 엄청나게 힘이 들었다. 배도 고파, 조선족 연길아줌마가 해주는 점심도 맛있게 잔뜩 먹었다. 힘들어서, 한숨 자고 싶었지만, 그럴 형편이 못되었다. 2시 넘어 일을 마치고 나서, 오는 차속에서 정신 없이 곯아 떨어졌다.
2009. 4. 18.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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