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우리가 지켜내야 할 인류의 보편적 가치입니다. 이러한 가치와 정신은 정치 뿐 아니라 종교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지켜져야 하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인류의 유산입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가치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후퇴를 염려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보장되어야 하는 집회의 자유는 시민의 양심을 떠나 경찰서장에게 맡겨져 버렸고, 살겠다고 절규하던 시민들이 최정예 경찰의 진압으로 목숨을 잃었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생태계 파괴가 불 보듯 뻔한 4대강 사업도 밀어붙이기 식의 정책만 보입니다.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법을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방법으로 날치기 처리한 미디어 관련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북관계는 어떻습니까? 신뢰의 탑을 쌓기는 힘들어도 부수기는 쉬운 일입니다. 어렵게 이뤄놓은 정부와 민간과 기업의 협력관계를 막아놓는 우를 범하면 안 됩니다. 줄어가는 서민복지예산과 늘어가는 부자 감세는 중도실용과 서민청치라는 구호로 포장되어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민주적 가치와 절차를 거부하며 수적 우세 속에 매몰된 MB정부와 집권 여당의 아집과 무지, 무능에서 비롯된 재앙입니다. 이처럼 민주주의 가치와 정신이 후퇴하는 상황에서 G20을 개최한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10월 28일 치러질 전국의 5개 지역 재보궐선거는 이러한 MB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경고와 독주를 막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도권 접전지역인 장안구 재선거는 그러한 의미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선거구로 집중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범민주단일후보'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각 후보와 정당 그리고 지지자들 간의 이념적 정서적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며, 우리는 그 것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후보단일화에 대한 갖가지 이견들도 존중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차이와 이견들을 충분히 조율하며 풀뿌리 민주주의 정신을 구현하기엔 오늘날 정치현실이 너무 척박하고 긴박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대의에 대한 공감대입니다. 차이와 다름을 극복하며 공감대를 통해 '범민주단일후보'를 이루어내는 것은 선거의 승패를 떠나 또 다른 차원의 민주주의 승리요 역사의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상생과 평화’라는 가치를 삶의 원리로 삼는 수원지역 종교인들은 민주주의 작은 불꽃을 지키는 마음으로 아래와 같이 제안합니다.
<수원장안 재선거 야권단일화를 위한 수원지역 종교인 촉구 제안문>
1. 이러한 양심적인 시민들의 열망을 담아낼 수 있는 길은 '범민주단일후보'만이 유일한 대안임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반드시 '범민주단일후보'를 이뤄내도록 협력하기 바랍니다.
2. 이 제안에 공감하는 수원지역의 시민들과 제 단체는 단일화가 성사되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시고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3. 모든 과정은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이뤄져야하며, 무엇보다 유권자인 장안구민과 수원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선출된 '범민주단일후보' 당선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부탁드립니다.
2009년 10월 19일
수원장안 국회의원 재선거 '범민주단일후보'촉구를 위한 수원지역5대종교인협의체
* 5대종교별 성명 참여자(가나다 순)
윤기석 수원교회(기장)원로목사, 김진춘 수원매원교회(감리)목사, 박영모 동수원교회(감리)목사, 박희영 고등교회(예장), 이주현 수원매원교회(감리)목사, 이형호 남수원교회(기장), 정용훈 한사랑교회(감리), 이종철 갈릴리교회 목사, 양만호(대한성공회 수원나눔의집)신부, 김학주 푸른숲교회(감리)목사
김기창(수원교구청 성소국장)신부, 조영준(수원버드내성당)신부, 최재철(왕곡성당)신부, 한연흠(천주교 수원조원솔대성당)신부
혜광스님(팔달사 주지, 전 법주사 주지), 수산스님(대승원 주지), 이경환 교무(원불교경인교구 사무국장), 최명림 교구장(천도교 수원교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