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철 신부(천주교 수원교구, 의왕 왕곡성당 주임신부)가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하고 있다. ⓒ 데일리경인 |
▲ 최재철 신부(의왕 왕곡성당 주임신부)가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삭발하는 모습을 신자들이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 데일리경인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모세 도지사가 당장 죄의 길에서 돌아서 생명을 선택할 것을 호소합니다. 우리들의 기도는 4대강 사업이 중단되고 팔당유기농지가 보존되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천주교 신부들이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 농지 보존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기도회에 들어가 파문이 일고 있다.
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 실현사제연대와 의정부교구 사제연대는 10일 오전 경기도청 앞에서 ‘4대강 사업중단과 팔당 유기 농지 보존 촉구 천주교 사제 릴레이 기도회 삭발식’을 열어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지사의 회계를 호소했다.
“‘괴물 신자’ 김문수 만들어 낸 것에 대해 참회”
삭발에 앞서 최재철 신부(의왕 왕곡성당 주임신부)는 “김문수 지사는 가는 곳마다 자신이 천주교 신자임을 나타냈으나 4대강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 자리는 이런 괴물 신자를 만들어 낸 것에 대해 참회하는 뜻도 담겨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신부는 김 지사를 향해 “더 이상 종교인들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이야기를 정치적 발언 또는 4대강 진실을 몰라 하는 일이라는 미친 발언을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이 자리에 또한 6.2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원으로 당선된 윤화섭 도의원(도의회 민주당 대표)과 김상회 당선자(민예총 수원지부장), 송한준 당선자(안산시 녹색자치희망연대 운영위원)도 참여해 경기도에서 4대강 사업을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윤화섭 대표는 “선거기간동안 지역을 다니며 4대강 사업이 중단 되어야 한다고 시민들에게 호소했고 62%를 얻어 당선됐다”면서 “이것은 4대강 사업을 중단해 달라는 시민의 뜻”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윤 대표는 “김문수 지사가 갑천에서 4대강 사업을 타 시·도에서 안 하면 경기도에서는 하겠다고 한 건 오만의 극치”라면서 “김 지사에게 도민의 뜻으로 경고한다”고 밝혔다.
▲ 6.2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원으로 당선된 윤화섭 도의원(도의회 민주당 대표)이 경기도에서 4대강 사업을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왼쪽은 김상회 당선자(민예총 수원지부장), 가운데가 송한준 당선자(안산시 녹색자치희망연대 운영위원)다. ⓒ 데일리경인 |
“4대강 공사 중단 않는다면 국민 심판 받게 될 것”
유영훈 농지보존 친환경농업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아래 팔당공대위) 위원장은 “신부님이 삭발하시면서 4대강 사업 반대 하신다니 정말 가슴이 아프다”면서 “수도승 한 분의 소신공양도 부족해 이제 사제단이 거리에 나서 삭발까지 하게 됐다”고 탄식했다.
유 위원자은 “농민 5명, 10명이 소신공양을 하면 중단할 것인지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지사에게 묻고 싶다”면서 “4대강 공사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 큰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삭발식에 참여한 사제들과 농민, 천주교 신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도지사는 6·2지방선거에서 드러난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민심을 외면하고 여전히 4대강 사업을 예정대로 밀고 나가야 한다며 대국민 협박과 거짓을 일삼고 있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단순히 유권자들이 내린 심판의 차원을 벗어나 생명의 위기에 빠진 강물이 지르는 아우성이요, 파헤쳐지는 산천이 우리에게 던지는 준엄한 경고입니다. 민심의 폭풍, 저 편에 깃든 생명의 소리를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모세 도지사는 경험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 조해인 신부의 삭발 장면을 동료 신부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 데일리경인 |
“오만독선 김문수는 4대강 삽질 중단하라”
또한 이들은 김 지사에 대해 “팔당의 유기농민들과 함께 세계유기농대회를 유치해 놓고도 대회 개최지인 팔당호 유역의 대규모 친환경 유기농 단지를 없애려는 4대강 사업에 발 벗고 나서는 등 개인의 정치적 치적을 위해서라면 아무런 죄책감 없이 거짓과 배신을 일삼는 것은 천주교 신자로서 해서는 안되는 가장 큰 죄악”이라고 준엄히 꾸짖었다.
삭발은 최재철 신부가 먼저 했으며, 곧 이어 조해인 신부(의정부교구 이주사목 담당 신부)가 엄숙하게 임했다.
삭발이 진행 되는 동안 사제들과 천주교 신자들은 절절한 목소리로 기도를 올렸다. 신자들은 신부들의 삭발 장면을 지켜보며 눈물 흘리기도 했다. 삭발식이 끝난 뒤 신부들과 신자들은 “오만독선 김문수는 4대강 삽질 중단하라”, “오만독선 김문수는 팔당농지 보존하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릴레이 기도를 이어갔다.
사제들과 천주교 신자들은 4대강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도지사가 회개할 때까지 도청 앞 기도회를 끝내지 않고 이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