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자서전’ 전국 주요 서점가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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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자서전’ 전국 주요 서점가 강타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0.08.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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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부터 대통령 퇴임 후까지 인간 김대중의 파란만장한 삶 담겨


   
▲ <김대중 자서전>(1,2권)에는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을 지내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인간 김대중의 파란만장했던 삶과 투쟁, 사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데일리경인
군사정권의 살해 위협과 사형 선고를 거치면서도 민주주의·인권·평화의 길에 헌신했던 대한민국 제 15대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담아낸 <김대중 자서전>(1,2권)이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사후 출판하기를 원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서거 1주기를 맞아 출간된 <김대중 자서전>(도서출판 삼인)이 출간 1달도 안된 24일 현재 벌써 5만 질이나 판매됐다. 출간 전부터 인터넷 서점에서 예약 판매된 <김대중 자서전>은 출간 직후부터 교보문고·영풍문고·알리딘·YES24를 비롯해 전국 주요 온·오프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 선두권에 올라있다.

서점 주문도 1만 질이나 밀려 있는 상태다. 따라서 8월이 가기 전에 8만질 정도는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방대한 분량과 다소 높은 정가인데도 <김대중 자서전>에 대한 독자들의 뜨거운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출생부터 대통령 재임기, 퇴임 뒤 이야기까지 담은 유일한 정본 자서전이 주는 감동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청소년기를 보내고, 해방과 한국전쟁, 분단을 거쳐 군부독재에 저항하고,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인간 김대중의 삶과 투쟁, 사상을 만날 수 있다. 그뿐 아니다. 역사책에서나 나왔던 백범 김구와 여운형, 이승만, 조봉암, 장면, 윤보선, 박정희 같은 현대사의 굵직한 인물들에 대한 생생한 기억도 담겨 있다. 감옥과 망명생활, 납치와 생환, 자택 연금 등 뜨거운 정치 현실 속에서 구상한 여러 정책과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 대통령 재임 시절 어떻게 실현됐는지도 한 눈에 들어온다.

출판사 관계자는 “30대 독자층의 구입량이 전체의 50%에 가까운데, 추석을 대비해 귀경길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구입하는 케이스가 많다”면서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며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노력한 전직 대통령이자 한 인간의 삶에 대해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 청와대를 떠나 동교동으로 돌아온 뒤인 2004년부터 자서전을 구상해 2년여 동안 총 41회 구술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대중 자서전>은 그 41회의 구술을 바탕으로 생전 기록물들까지 방대한 자료를 참고해 정리됐다.

이처럼 <김대중 자서전>이 세간에 이슈가 되는 까닭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나라를 걱정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절절한 당부가 글로써 독자들에게 와 닿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나라를 걱정한 김 전 대통령이 간곡하게 당부했던 사연이 글로 더 가슴에 와 닿는다. 김 전 대통령은 2009년 생애 마지막 6.15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에 참석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거론하며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역설했다.

“여러분께 간곡히 피맺힌 마음으로 말씀드립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독재 정권이 과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까. 그분들의 죽음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을 다해야 합니다. ···(중략)···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만일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고초를 겪을 때 500만 명 문상객 중 10분의 1이라도, ‘그럴 수는 없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 이럴 순 없다. 매일같이 혐의를 흘리면서 정신적 타격을 주고, 스트레스를 주고, 그럴 수는 없다.’ 50만 명만 그렇게 나섰어도 노 전 대통령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얼마나 부끄럽고, 억울하고, 희생자들에 대해 가슴 아픈 일입니까. ···(중략)··· 저는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자유로운 나라가 되려면 양심을 지키십시오. 진정 평화롭고 정의롭게 사는 나라가 되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합니다.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입니다.” (<김대중 자서전> 2권에서)

더불어 김 전 대통령은 자서전을 통해 민중의 힘으로 역사를 움직일 수 있다고 역설하며, 한반도의 미래를 책임질 국민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세계는 한반도를 주시하고 미래는 한민족에게 열려 있다. 그러나 거기는 조건이 있다. 민주화가 반석 위에 서고 남북이 통일을 이뤄야 한다. ···(중략)··· 적어도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남과 북이 다시 가난해지지 말아야 한다. 통일은 나중에 하더라도 끊어진 허리를 이어 한반도에 피가 돌게 해야 한다. 한반도에 사는 모든 생명붙이들에게 평화가 깃들어야 한다. 세상에 생명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 (<김대중 자서전> 2권에서)

이처럼 <김대중 자서전>에는 아픔 속에서도 교훈을 얻어 역사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온 국민에 대한 깊은 애정과 믿음이 서려 있다. 그 의미를 되살려 우리 시대의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건 온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한편 김대중평화센터에 따르면 <김대중 자서전>은 일본 이와나미 출판사(岩波文庫)의 출간 제의에 따라 현재 일본어로 번역 중에 있다. 일본어판은 연말이나 내년 초쯤 출판될 예정이다. 김대중평화센터 최경환 공보실장은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 중국, 독일의 출판사들과도 번역과 출판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서거 1주기를 맞아 <김대중 자서전>의 기증 운동도 서서히 싹을 틔우고 있다. 최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김대중 자서전>을 목포 시내의 각급 학교 도서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권 전 고문은 “자라나는 젊은 세대가 <김대중 자서전>을 읽으면서 한국 현대사를 제대로 공부하고 나아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정신을 잘 배워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동량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권 전 고문은 광주 전남 지역의 천주교회에 각 한 질씩 기증할 예정이며, 장차 수도권 등으로 대상 교회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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