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자살’ 삼성전자 노동자 유가족, 공장 앞 ‘1인 시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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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자살’ 삼성전자 노동자 유가족, 공장 앞 ‘1인 시위’ 시작
  • 이민우 기자
  • 승인 2011.01.18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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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삼성의 책임입니다”라고 호소

▲ 삼성전자 LCD공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고 김주현 노동자의 아버지. 사진 : 반올림. ⓒ 뉴스윈(데일리경인)

삼성전자 LCD 공장 내 기숙사에서 투신자살한 노동자 고 김주현씨(25)의 유가족이 17일 삼성의 공개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들어갔다.

김씨의 아버지 김명복씨(58)는 이날 오전 7시40분께부터 충남 아산시 탕정면 소재 삼성전자 LCD공장 앞에서 큼직한 손팻말은 세워놓고 약 1시간 가량 홀로 시위를 벌였다.

손팻말에는 아들의 영정사진과 ‘삼성 LCD 엔지니어’였던 경력을 비롯해 이러한 호소가 담겼다.

“죽음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에서 투신하려던 그를 무책임하게 방치하지 않았다면.. 밥도 못먹을만큼 쪼기며 일하지 않아도 되었더라면... 14시간씩 피로하지 않고 지냈더라면, 삼성의 직장문화가 인권적이었더라면... 삼성의 책임입니다!”

“죽음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삼성의 책임입니다”

이와 관련 김씨의 누나는 이날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카페에 올린 글을 통해 “주현이의 억울한 죽음과 삼성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분노를 느끼며 추운날씨이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면서 “죽음으로 몰고 간 삼성에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씨의 누나는 또한 “계단으로 바위 치는 격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계란을 잡게 한다면 저는 그 거대한 바위에게도 흠집이 날것이며, 분명히 자신의 더러운 모습을 보게 될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많이 알려서 삼성에게 힘없는 사람도 이렇게 모이면 거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여주고 싶다”고 간절한 소망을 털어놨다.

김씨의 유가족들은 앞으로 날마다 공장 앞 1인 시위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첫날 1인 시위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나 직원들은 별다른 반응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 LCD공자의 설비 엔지니어였던 김씨는 지난 11일 오전 6시30분께 기숙사 13층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김씨는 팹(FAB) 공정에서 근무하던 중 업무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으로 2개월간 병가를 마치고 전날인 10일 복귀한 상황이었다.

특히 김씨는 LCD 생산라인에서 방진복을 입고 일했으며 피부 허물이 벗겨지고 반점까지 생기는 피부병 증세도 있어 회사에 호소하여 작업부서를 옮겼지만 인간적 모멸감을 받으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결국 병가를 받고 우울증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유가족과 반올림은 지난 14일 천안 순천향대 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 당일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한 김씨를 삼성측에서 기숙사 방에 홀로 두고, 하루 10~15시간 노동으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게 한 점 등을 들어 삼성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또한 엄정한 재수사를 통해 김씨를 자살로 내몬 책임이 삼성에게 있음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경찰쪽에 요구했다.

앞서 이 공장 기숙사에서는 지난 3일에도 노동자 B씨(여, 24)가 기숙사 18층에서 투신해 자살한 바 있다. B씨는 우울증 등으로 6개월간 병가를 받아 쉬던 중 회사 복귀를 앞두고 목숨을 끊었다.

삼성전자측 “개인 사정으로 병가 휴가를 냈던 중 예기치 않은 사고 당해 안타까운 마음”

한편 삼성전자측은 지난 13일 ‘블로그’에 “최근 천안과 탕정사업장에서 일어난 2건의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과 유족들에게 회사는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고 김모 사원과 박모 사원은 천안, 탕정사업장에서 근무하다 개인 사정으로 병가 휴가를 냈던 중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게 돼 회사와 전 임직원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는 글을 올렸다.

삼성전자측은 또한 “회사에서는 2000년부터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전문 심리상담사들을 각 사업장에 배치하는 등 직원들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써왔다”면서 “올해부터는 정기 건강검진 時 정신과 검진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임직원들이 더욱 건강하고 활기차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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