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간 반군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국인 봉사단이 지난 7월 13일 아프간으로 떠나기 전에 찍은 사진. | ||
정부는 우선 21명의 피랍 한국인들의 생명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평화적인 수단만이 모든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거듭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일 "그런 의미에서 군사 작전에 반대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동의 없는 군사 작전은 없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정부는 특히 탈레반 무장세력과의 모든 접촉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유효하고 적절한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 대변인은 "상황에 따라 방법들은 다양해지고 폭이 넓어질 수도 있다"고 말해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을 통한 선별 석방 가능성도 열어 뒀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필리핀 마닐라에서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피랍 한국인의 빠른 석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현 단계에서) 피랍자 구출을 위한 군사 작전은 배제한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또 북한과 태국, 중국, 파키스탄의 외교 장관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갖고 피랍 사태 해결을 위한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천호선 대변인은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들에게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특정한 국가가 아프간 정부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또는 ‘'를 쥐고 있다'라는 판단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해 미국의 과도한 역할론을 경계했다.
한편 탈레반은 "협상시한(한국시간 1일 오후 4시30분)이 지났지만 우리는 대화를 원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와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군사작전이 시작되면 인질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이런 가운데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간접 통화에서 "인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직접 대화하기 원한다"면서 "인질 16명이 많이 아프고 이 가운데 여성 2명은 병세가 위중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한국 정부와 대화를 원하고 있고 정부 또한 무장단체와의 직접 접촉에 적극 나서고 있어 교착상태에 빠진 석방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