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주자들, 손-정 집중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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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주자들, 손-정 집중 공격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7.09.07 0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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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공격수로 부활한 유시민 "여기가 만만한가"

   
▲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후보 TV 토론(6일 밤 MBC 100분토론)에서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 등 이른바 친 노무현 대통령 계열 후보들은 손학규, 정동영 후보를 집중 견제했다. (문화방송 화면 캡쳐)
ⓒ 데일리경인 진용석
6일 밤 <문화방송>의 'MBC 100분토론'.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후보들의 첫 텔레비전 토론은 예상대로 친노-비노로 전선이 뚜렷이 형성되면서 처음부터 후끈 달아 올랐다. 양쪽 주자들은 참여정부 평가 등 핵심쟁점을 놓고 시종 날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격돌했다.

특히 유시민 후보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친노(친 노무현 대통령) 계열 후보들은 이날 '연합군'을 만들어 손학규, 정동영 후보를 집중 공략했다.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토론에서 손, 정 두 후보는 이들의 협공을 막아내느라 100분 내내 진땀을 흘렸다.

손 후보는 한나라당에 몸담았던 전력에 따른 정체성 문제로 호된 곤욕을 치렀고, 정 후보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의리없는 사람으로 공격을 받았다.

다시 '까칠해진' 유 후보가 먼저 손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안 되니까 여기가 만만해 보여서 온 것 아니냐. 여기서도 어렵다고 생각했으면 안 왔을 것 아니냐"며 "문제는 이런 손 후보가 이명박을 못 이긴다는 데 있다. 이긴다면 그 캠프에 가서 일하겠다"고 거칠게 쏘아붙였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은 결국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계승 발전시켜 완결짓느냐 정권교체를 하느냐의 대결구도"라며 "그런데 손 후보는 '정상회담 노땡큐' '광주는 털어버려야 한다' 등의 발언을 보면 아직 한나라당 의식이 많이 남아 있다. 사랑방 손님이 아니라 문간방 손님인 것 같다"고 정면 공격했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열린우리당에 오려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광야로 나온게 아니라 저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것"이라며 "저는 대통합을 위해 누구보다 애를 많이 썼다. 두 사람은 대통합신당에 나중에 참여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아쳤다.

이번에는 한 후보가 손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한 후보는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본선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며 "그런데 한나라당에서 3등한 손 후보는 한나라당에 맞서 공격도, 수비도 할 수 없는 여러 약점을 가진 후보"라고 쏘아붙였다. 자존심을 건드린 것. 

그러자 약이 오른 손 후보는 "한나라당에서 3등을 한 것은 맞지만 개혁적인 성향을 받아들일 수 없는 한나라당에서 3등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여기에 있는 다른 분들은 왜 (전체에서) 3등도 못하느냐"고 역공을 펼쳤다.

정동영 후보에게도 열린우리당 탈당과 참여정부 평가를 둘러싸고 친노 후보들의 집중 견제가 이뤄졌다. 

역시 유시민 후보의 칼끝이 날카로웠다. 유 후보는 "정 후보에게 참여정부는 곶감 항아리같다. 가끔 와서 빼먹기만 하고 그냥 간다. 의리가 없다"면서 "되지도 않은 대통합에 후보가 된 것이니까 국민이 신뢰하지 않은 것이다. 약속대로 출마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칠게 '사사구'를 던졌다.

한 후보도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황태자는 정동영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차세대 지도자는 정동영이다 하고 손을 들어주지 않았느냐"며 "좀 더 신의를 지켜줬더라면 당장 손해를 볼 지 모르지만 많은 국민들이 정동영을 신의있는 사람으로 다가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가 반격에 나섰다. 정 후보는 "열린우리당 사수론이 얼마나 여론과 동떨어졌느냐"며 친노 주자들과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에서 뭉개고 있던 분들은 대통합을 위해 무슨 기여를 했는지 묻고 싶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는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고 해체론이 나오는데 타이타닉호를 보면 선장은 승객들을 다 탈출시킨 다음 자기는 마지막에 죽어버리지 않느냐"며 "큰 국가나 정당을 끌어가는 지도자의 자세는 언제나 내가 마지막이 돼야 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정 후보에게 조언했다.

정후보는 "대통합을 위해 가장 고민한 사람은 바로 이 정동영이다. 후보로 뽑히면 10월 안에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만나 대통합을 이룰 수 있다"며 "정통성 있는 민주정부 10년의 뿌리를 이어받아서 열매를 맺어야 하지만 참여정부 5년 더 연장하자고 하면 국민이 과연 지지하겠느냐"고 되물었다.

한편 유시민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친노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단일화하려고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게 아니라 대통령 되기 위해 출마했다"며 본경선 전 단일화 논의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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