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권영길-심상정 1:1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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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권영길-심상정 1:1 격돌
  • 석희열 기자·김고운 수습기자
  • 승인 2007.09.13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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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경쟁력 및 변화와 혁신 놓고 불꽃 튀는 공방 펼쳐

   
▲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결선 투표를 앞두고 13일 오후 권영길-심상정 후보가 TV 토론에서 처음으로 맞붙었다.
ⓒ 데일리경인 진용석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결선투표에서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권영길-심상정 후보가 정면 격돌했다.

두 후보는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케이블방송 <CMB>에서 대선 승리전략과 본선 경쟁력, 변화와 혁신 등 핵심쟁점을 놓고 1:1 '맞짱토론'을 벌였다.

대세론이냐 세대교체론이냐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당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변화와 혁신을 둘러싸고 불꽃 튀는 공방을 펼쳤다. 권 후보의 '대세론'과 심 후보의 '세대교체론'이 거세게 맞붙은 것이다.

권 후보는 이번 대선을 "진보 대 보수의 대결"로 규정하고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대선 레이스에서 독주하고 있다. 이 독주를 막을 수 있는 후보는 신뢰감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권영길 뿐"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심 후보는 "진보와 보수의 진검승부가 될 이번 대선에서 진보세력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실패한 사회개혁세력의 잔재를 확실하게 걷어내야 하고 이명박의 토목경제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1차 투표가 권영길 후보의 대세론을 평가한 것이었다면 2차 결선투표는 변화와 혁신을 평가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안타깝게도 권 후보의 대세론은 1차 투표에서 꺾였고 지금 당원들과 국민들은 변화와 혁신을 주창하고 있는 심상정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항마가 누구인가를 놓고도 뜨거운 공방이 오고 갔다. 이명박 후보의 경제를 '낡은 토목경제, 재벌경제'로 규정한 두 후보는 '사람경제'(권 후보)와 '서민경제'(심 후보)로 갈라섰다.

서민경제론(심) 대 사람경제론(권) 격돌

이번 대선의 화두를 '경제'라고 정의한 권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경제는 노동자 서민의 밥그릇을 빼앗는 토목경제인 반면 권영길의 경제는 노동자의 밥그릇을 지키고 채워주는 사람경제"라며 이명박 후보와의 뚜렷한 차별화를 내세웠다.

그러자 심 후보는 "(권 후보의) 사람경제론은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날을 세운 뒤 "권 후보는 일자리 늘리기 등 구체적인 비전을 내놓는데 이미 실패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될수록 이명박-심상정-문국현 3자 대립구도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며 "심상정의 세박자 서민경제는 이명박의 토목경제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권 후보의 반론이 이어졌다. 권 후보는 "서민경제는 민주노동당 창당 때부터 내걸고 있었고 민주노동당 자체가 서민을 위해 생겨난 정당"이라며 '서민경제론'이 심 후보의 독창적인 지적 소유권이 아님을 부각시켰다.

그는 또 심 후보의 세박자 경제는 너무 교과서적이어서 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고 이명박 후보와 맞설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서민들이 바라는 것은 심 후보의 세박자 경제와 같은 교과서적인 경제가 아니라 10초 안에 정책 내용이 머리 속에 들어올 수 있는 경제"라며 "사람경제는 노동자 해고를 반대하고 밥그릇 챙겨주는 사람 중심의 경제"라고 밝혔다.  

이에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은 철학은 투철한데 과학적 접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지금 국민들은 그 철학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세부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철학으로만 답변하는 게 그동안 민주노동당의 한계"라고 권 후보를 압박했다.

권 "민주노동당이 바로 변화와 혁신이고 경쟁력"
심 "변화와 혁신의 핵심은 대표선수를 바꾸는 것"

당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변화와 혁신을 놓고도 한 치 양보없는 격론이 벌어졌다.

먼저 심 후보가 "변화와 혁신의 핵심 기제는 당의 간판인 대표 선수를 바꾸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권영길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세를 펼쳤다. 그는 "바로 이러한 변화와 혁신이 이번 대선에서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

권 후보가 즉각 역공에 나섰다. 그는 "변화와 혁신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오래전부터 변화와 혁신을 말해 왔다"면서 "중요한 것은 누가 적임자이냐이지 막연하게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적임자임을 자처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반론을 펼쳤다.

심 "여성 표밭은 블루오션, 내가 적임자"
권 "여성이 여성 후보에게 표 안 준다"

1차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논란도 뜨거웠다.

심상정 후보는 "권영길 캠프에서 노회찬 캠프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강했다고 생각한다"며 "통합력을 내세우는 권 후보가 과도하게 네거티브한 것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권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일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면서도 "단정적으로 권영길 지지자가 네거티브를 했다고 말할 수 없고 개관적인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밖에 심 후보는 "대선 승리의 전략적 카드는 후보가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이명박의 맞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물경제에 대비하는 시장에서 여성은 블루오션이며 여심을 잡는 정치세력이 집권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승리의 전략적 승부수를 심상정이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권 후보는 "이 권영길도 여성에게 인기가 있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며 "한국은 여성이 여성에게 표를 안 찍는 기이한 현상이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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